미국에서 한국 결혼준비 하기

사회복지사의 결혼식 후기

달이언니 (달니) 2022. 9. 2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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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게 사회복지사의 결혼식 후기라고 이름은 지어보았습니다. 

사실은 그냥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올렸던 결혼식이라 이 기억이 잊히기 전에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가볍게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결혼식 후기 예비 부부에게 추천 해주고 싶은 것 

미국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전) 예비신부 랍니다! 

저는 올 7월 초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미국에서 일하며 생활하고 있는터라 한국에서 식 준비하는 게 여러모로 쉽지 않았습니다. 

혹 저와 같은 상황에 놓이신 분들이 있다면 블로그 내 다른 글들도 한번 참고해보세요! 

 

이번 글에서는 꼭 저와 같은 상황이 아니라도 모든 예비 부부 분들이 공감하고 본인의 결혼식에서도 한번 적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은 내용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1. 결혼식의 구성을 가족 위주로! 

 

요새는 주례 없는 결혼식이 보다 보편적인 것 같습니다. 

주례사가 없는 결혼식을 하게 되면 보통 덕담 말씀을 양가 부모님들 중 한 분이 하시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도 신랑 아버님께 부탁 드렸답니다. 

저는 그 외에도 성혼선언문 낭독은 신부 아버님께, 축가는 신부 어머님이 한 곡, 신랑이 한 곡 이렇게 구성했어요. 

그래서 결혼식 처음부터 끝까지 꽉 채워서 양가 가족들의 시간이 되었답니다. 

이렇게 했더니 대부분의 하객분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결혼식을 봐주셨어요. 

무엇보다도 결혼을 하는 신랑신부 입장에서 정말 이게 내 행사 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행복했답니다! 

 

이 결정을 정말 잘 했다고 생각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식 사진을 받아보았을 때 어딜 보아도 우리 부모님들이 있다는 점이에요. 

만약 주례사를 다른 분께 부탁하고 친구들의 축가 등으로 이뤄진 결혼식을 했다면 정작 양가 부모님의 사진이 많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무래도 사진 촬영해주시는 분들이 당장 앞에 나와서 이뤄지는 행사에 초점을 맞춰서 사진을 찍어주시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결혼식 구성을 가족 위주로 했던 점이 정말 만족스럽답니다. 

단순히 부부의 행사가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 같은 식을 생각했었는데, 비슷한 느낌을 내는데 성공한 것 같아 즐거웠어요. 

 

2. 결혼식 사회는 여자 사회도 가능하답니다. 

 

저는 원래 주례가 있는 결혼식을 했다면 제 석사 시절 지도교수님이신 여자 교수님께 부탁을 드리려고 했어요. 

그리고 사회는 여자인 제 친구에게 부탁하려고 했구요! 

이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선 제게 정말 뜻깊은 이들이기 때문에 꼭 부탁 드리고 싶었어요. 

두 번째로는 여태까지 남성 화자의 목소리로 이뤄지는 결혼식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처음에는 여성 사회자라는 이야기에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제 친구가 너무나 매끄럽게 진행해주었기 때문에 식을 마치고 나서는 사회자 칭찬이 정말 자자 했답니다! 부모님 친구분들이 여성 사회자도 좋다며 이야기해주시는 걸 들으니 정말 행복했답니다. 

 

꼭 반드시 여성 사회자, 주례사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만약 내 주변에 정말 나에게 뜻깊은 사람이 여성이라면, 그 이유만으로 사회나 주례 부탁을 주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추천을 드리게 되었답니다. 

 

+ 전 이 외에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제 결혼식에 와주신 촬영 작가님, 영상 작가님이 모두 여성분이여서 식장 앞 쪽에 나와있는 인물들이 신랑 외에 모두 여성인 상황이 연출되었답니다. 특히나 신랑 아버님의 덕담 말씀 중, 며느리인 제게 '결혼한 여성이라고 해서 너의 뜻을 펼치는 것을 조금도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 있으셨어서.. 하객 분들이 이 상황을 의미있게 느끼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 저 역시도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3. 식장에 뷔페 비건식 관련 문의를 해보세요. 

 

제가 식을 준비하면서 계속 마음이 쓰였던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비건식의 유무였답니다. 

제가 하객으로 초대한 친구들 중 비건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고민이 있었어요. 

그래서 식장에 문의 드려서 혹 뷔페 식사 중 비건식이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표기해주실 수 있으신지 문의 했답니다. 

(예를 들어, 버섯볶음이 비건이라면 요리 옆 쪽에 비건이라고 표기해주시는 등) 

대답은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앞으로 고민해보시겠다고 이야기해주셨지요. 

 

저는 이것만으로도 아주 큰 변화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생각보다 웨딩 업계는 유행에 아주 민감합니다. 젊은 세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 이기도 하고, 워낙 소셜미디어의 영향이 크지요. 

이렇게 식을 올리는 부부들이 계속해서 문의를 이어주신다면 언젠가는 웨딩 업체들이 당연하게 비건식 표기를 하고 비건 하객들을 고려한 옵션을 만들어주시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모두가 행복한 결혼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4.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 

 

다양성을 표방하는 나라에서 거주하고 있는터라,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답니다. 

한국에서 식을 준비하는 기간 내내 저도 모르게 예비 신랑 신부 라는 표현이 익숙하고, 

어딜 가나 이성애자 부부가 표준이 되어있는 절차들이 가득했답니다. 

 

가장 크게 와 닿았던 모먼트는 바로 제가 소셜미디어에 결혼을 알렸을 때 였어요. 

인스타그램을 주로 이용하는 저는 웨딩촬영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제가 몇 날 몇일 결혼을 하게 되었다 소식을 전하였습니다. 

그러자 정말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이 축하해주었어요.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답니다. 

이런 행복한 순간을 모두와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답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성소수자가 결혼을 할 수 없는 환경이지요. 법적으로도 그렇고, 문화적으로도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답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결심하고 주변에 이를 알리는 일이 자연스럽고 축복만 가득한 일이기를 바랍니다. 

 

저는 그래서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에 소액이지만 기부를 하였어요. 

그리고 이걸 제 결혼소식과 함께 알렸지요. 

제 결혼 소식을 듣고 축하해주던 사람들이 잠깐 멈추고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실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혹시 결혼소식을 곧 주변에 알리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혹 저와 함께 해보시는 게 어떨지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청소년위기지원센터 띵동

https://www.ddingdong.kr/?ckattempt=1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www.ddingdong.kr

 

이렇게 제가 결혼식을 준비하며 여러가지 생각했던 부분들에 대해 공유해드렸답니다! 

 

이 외에도 또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멋진 아이디어들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댓글로 공유부탁드려요! 

모두 행복한 결혼식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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