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는 사회복지사/미국 사회복지 박사 (PhD) & 연구

미국 대학원 박사생활 시작! Day 1. 오리엔테이션에서 들은 조언들

달이언니 (달니) 2023. 9. 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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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디어 두 달 간의 백수생활을 청산하고, 그렇게 고되다는 박사생활의 초입으로 들어섰습니다. 

 

 

오늘은 3일간 진행되는 오리엔테이션의 첫째 날이었는데요, 

중간에 교수님 네 분께서 참여해주신 세션에서의 조언들이 너무 좋았어서 기록에 남겨두려고 블로그 글을 씁니다. 

제가 앞으로 박사생활 하면서도 계속해서 참고할 내용들이고, 꼭 사회복지가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의 대학원생 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공유합니다. 

 

1. 멘토와 어드바이저의 차이 - 멘토는 다다익선!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제가 다니는 학교는 학생마다 어드바이저(한국으로 치면 지도교수)가 한 명씩 배정된답니다. 

이 어드바이저의 역할은, 학업 전반에 대해서 신경써줄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학생들은 어드바이저의 연구팀에 리서치 조교로서 함께 한답니다. 따라서 박사생활의 많은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이지요. 

 

오늘 이 세션에서 많은 교수님들께서 어드바이저가 하나라고 꼭 멘토도 하나여야 할 필요가 없다고 구분지어 주셨답니다. 

내가 '지도교수'로 삼아 함께 가깝게 일하는 분은 한 분이더라도, 많은 교수님들과 관계를 쌓고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셨답니다. 

 

저 역시 생각해보니, 지도교수가 되실 분과 주제도 제일 잘 맞고 배울 점이 정말 많지만, 이 한 분에게만 배워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관심사와 질문들을 커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마침, 학교에 다른 교수님들의 연구에서 제가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구요. 

 

지도교수의 역할과 그에 대한 기대에 너무 갇혀있기 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멘토들을 찾아 나서고 그들에게서 배움을 얻는 것이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2. 박사생은 학생+ (Student Plus)와 같다 - 나의 지위를 이용하자! 

 

교수님들께 적극적으로 다가가 배움을 구하라는 첫번째 조언과 같은 이야기인데요, 

바로 박사생의 신분은 석사생과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답니다. 

한 교수님께서는 이를 'Student Plus'라며 유쾌하게 설명해주셨어요. 

 

교수님들 입장에서 석사생들은 빠르면 1년 반, 길어도 2년 정도 시간만 함께 하고 금방 지나가는 데에 반해, 

박사생들은 학교에 더욱 오래 머물며 좀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 하셨답니다. 

또한 바로 취업 전선에 나서는 석사생들에 비해 박사생들이 배우고 필요로 하는 것들이야 말로 교수님들께서 더 많은 조언과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하셨구요. 

따라서 그러한 박사생의 지위를 잘 활용하여 보다 많은 교수님들께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도움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부, 석사 시절에 교수님은 마치 회사로 따지면 본부장님 급 같은 느낌이죠. 

내가 감히 개인적인 만남을 요청하다니... 아주아주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사실상 일대일로 대화를 나누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박사생이 된 만큼, 교수님과 자신의 관계를 같은 팀의 팀장님 정도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물론 여전히 어렵고 마냥 쉽지 않은 관계지만, 일에 관해서 함께 의논하고 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관계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관심 주제는 변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Skillsets 을 생각해보자 

 

박사 원서 기간부터 첫 학기 초입인 지금까지, 아마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네 관심주제가 뭐니?' 일 것 입니다. 

이 이야기를 매번 하다보니 정말 스스로에게 묻게 되더군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연구가 뭘까. 

그리고 매번 같은 대답을 반복하다보니 내가 정말 뭘 알고 하는 이야기일까, 내 관심은 맞지만 과연 이게 정말 쓸모있는 연구주제 일까 하는 생각들이 함께 들었답니다. 

 

이에 대해서 교수님들은 자신 있게 말씀해주셨습니다. '모르는 게 당연하다'. 

 

관심 주제가 박사 생활 동안 공부하고 성장하면서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조언해주셨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쌓여가는 지식과 기술들을 목표로 하고 박사과정을 지난다면 분명 성장에 어려움이 없을거라구요. 

 

박사과정동안 다양한 수업들을 듣고 많은 연구에 참여할텐데, 꼭 주제에만 관심을 두기보다는 이런 경험들을 통해 얻게 될 스킬들에 초점을 두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 관심 주제를 알아가는 부분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으로는 리뷰 저널을 써보는 것을 목표로 해당 주제에 관련된 연구들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주셨답니다! 

 

4. 나의 아젠다를 잊지 말기. 나는 세상을 바꾸려 공부하는 것. 

 

아마 특히 사회복지라는 분야 때문에 더더욱 이 이야기가 깊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결국 이 모든 대화의 말미에 교수님들은 '박사생이라는 것이 얼마나 특권을 가지는 자리인지 생각하자' 고 이야기해주셨답니다. 

저 역시 이 이야기를 듣고 깊게 동감하였고 또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열정을 가지는 분야를 찾아 인생에서 4-5년 간의 시간을 따로 내어 온전히 공부할 수 있는 위치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분명 앞으로 박사생활하는 동안 힘들고 고된 시간들이 있겠지만, 그때마다 이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특권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게 된 사회복지 박사생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세상을 조금이나마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는 가장 기본의 아젠다를 잊지 않아야 할 것 입니다. 

 

연구를 하면서 실적에 목 매는 순간이 있겠지요. 쌓여있는 논문들에 진저리가 나서 당장에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은 순간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때마다 결국 나는 왜 이걸 하고 있는지를 떠올려야겠습니다. 

 

새 집에 이사와서 앞으로 제가 공부할 책상을 세팅하면서, 포스트잇을 하나 꺼내 한 문장을 적어 붙여두었답니다. 

'목적을 잃지 않기'. 

오늘 교수님들 덕분에 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되새길 수 있어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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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스스로에게 도움되라고 써둔 글이지만,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댓글로 혹 또 추가로 조언해주시거나 덧붙여 주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주저말고 달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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